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미사강론 (루카 24,13-35)
찬미 예수님!
교회는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 제2주일까지를 부활 팔일 축제라고 부르며 주님 부활을 특별히 성대하게 기억합니다. 그래서 부활 팔일 축제 동안 미사 복음 말씀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제자들이 만난 사건을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엠마오 가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제자들은 처음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최후 만찬 때처럼 빵을 떼어 주시던 순간 부활하신 예수님을 알아봅니다.
아마 제자들이 기대한 임금의 모습이 십자가의 초라한 죽음이 아니었듯이, 주님의 부활도 제자들이 기대한 그런 멋진 모습은 아니었나 봅니다.
부활하신 주님 무덤을 뚫고 나와서 상처 없는 힘의 임금이 아니라, 여전히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뚫린 상처를 몸과 마음에 안고 계신분이 제자들이 만난 부활하신 주님입니다.
사람들의 시샘과, 불의에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셔서 결국엔 나무에 홀로 달리신 분이셨던 주님이 살아계심을 부활은 말합니다. 다 끝났다고, 이젠 소용없다고 회의하며 말하는 이들 안에서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던 분이 살아계심을 하느님이 보여준 일이 바로 주님의 부활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제자들은 이렇게 부활체험을 고백합니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사람들의 미움에도 시기어린 돌에 맞아 찢어지면서도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하는 주님을 만나면 마음이 타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주님께서 지니셨던 사람에 대한 연민과 한결같음이 우리 마음을 위로하고 뜨겁게 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에 대한 희망이, 하느님 나라의 참된 행복이 그분의 받아들였던 상처 안에서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말합니다.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우리 마음이 주님 때문에 타오른 때는 언제였습니까? 우리 마음은 주님만나서 타오르고 있는지 잠시 우리의 신앙을 돌아봅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