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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님의 수난 성지 주일
  ۾ : 가브리졦     ¥ : 10-03-27 21:35     ȸ :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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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의 수난 성지 주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공생활을 통해 보여주시던 당당하신 모습과는 상반된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조롱을 당하고 매 맞고 가시관 쓰시고,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려서 비참하게 죽으시는 예수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평소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평소에 예수님은 백성들에게 말씀을 선포하시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위선과 거짓을 야단하시고, 고통과 어려움에 있는 병자들을 치유해주시고, 기적을 베풀 실 때 당당하고 의젓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한 예수의 모습은 만날 수 없고, 초라한 예수의 모습만을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무장한 경비병과 호위하는 군사들의 사열을 받으면서 입성한 것이 아닙니다. 어린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는 예수의 모습은 초라하고, 우스꽝스럽게 보입니다. 오직 제자들과 몇몇 아이들만이 종려나무 가지를 꺾어 들고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임금이여, 찬미 받으소서.”라고 소리치면서 예수님을 맞이합니다. 어떤 임금이 이렇게 초라하게 입성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백성들을 통치하기 위해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이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 당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서 입성하셨습니다. 수난 복음은 예수께서 어떤 모습으로 왕으로 등극하는지 보여줍니다. 일반적으로 왕의 대관식이나 등극식이 있다면, 온 나라가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께서 왕위에 오르실 때에는 축제분위기가 아니라, 암울하고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왕의 대관식은 수많은 백성들의 환호와 축하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예수께서 왕위에 오르실 때는 비웃음과 조롱만이 있었을 뿐입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은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하기를 원합니다. 예수는 어떤 살인자보다 못한 처지가 되고,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죽음의 산으로 오르십니다. 예수님은 금실로 수놓은 화려한 의복을 입은 것도 아닙니다. 벌거벗은 알몸으로, 머리에는 화려한 왕관 대신에 가시관을 쓰고, 양손과 발에 큰못이 박힌 채 십자가에 대롱대롱 매달려 즉위식을 가졌던 것입니다. 죽음의 형틀인 십자가가 왕좌였습니다. 왕위 즉위식이 화려하기는커녕, 살벌하고 소름끼치는 죽음의 시간이었습니다. 환호와 축제가 아닌 조롱과 빈정거림으로 가득했습니다. 십자가 위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유다인의 왕, 나사렛 사람 예수.” 초라한 모습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는 왕위 즉위식을 마치고,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셨습니다. 비록 왕이지만 세상 사람들이 상상하는 그런 모습의 왕이 아닙니다. 백성들 위에 군림하고 통치하는 왕이 아니라, 백성들보다 낮은 자리에서 백성들을 섬기는 왕이었습니다. 당신 자신의 모든 것, 목숨까지도 내어 놓고, 왕 자리에 오르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고 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먼저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입니다. 몇 푼의 돈에 눈이 멀어서 스승이신 예수를 팔아넘긴 사람입니다. 그는 예수가 십자가의 왕이 되는 데 일등 공신의 역할을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예수를 최고 의회로 끌고 가서 심문했던 대사제와 바리사이파 사람들 그리고 율법학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마치 하느님의 아들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봐주지 못하는 자들입니다. 그냥 내버려두면 자신들의 지위가 위태롭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예수님을 제거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자들입니다. 그 다음은 예수가 잡히자 뿔뿔이 도망쳐 버린 열한 명의 제자들을 만납니다. 베드로 사도가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평생 죽도록 충성하겠노라 맹세했던 베드로가 세 번씩이나 스승 예수를 모른다고 합니다. 그리고 재판을 맡았던 빌라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그는 예수에게서 아무런 죄도 발견하지 못했으면서도 군중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도록 허락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를 조롱하고 비웃던 많은 사람들도 빼놓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를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람들은 바로 예수님 주변에 함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행한 행동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모릅니다. 예수를 십자가의 죽음으로 몰고 갔던 수많은 사람들 안에는 어쩌면 우리들도 끼여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예수님이 수치스러운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왕이 되셨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깜짝 놀랄만한 엄청난 힘과 능력을 통해서 구원을 이룬 것이 아니라, 어리석고 수치스러운 십자가를 통해서 구원의 권능을 드러내고 계십니다. 목소리가 큰 곳에 하느님은 언제나 침묵하고 계십니다.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을 뽐내고 과시하는 곳에 하느님은 모습을 감추십니다. 그러나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처럼 묵묵히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질 때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오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처럼 무력함을 만나게 될 때 하느님의 영광과 권능을 만나게 됩니다. 이제 우리는 주님이요, 왕이신 예수께서 짊어지신 십자가는 결코 어리석고 수치스러운 길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길만이 우리에게 승리와 영생을 보장해 줍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우리의 여정을 떠날 수 있는 은혜를 청하면서 이 미사를 드리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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