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간 목요일 강론 (루카 7,24-30)
찬미 예수님!
오늘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저는 부산 촌사람이라 아마 눈을 본 일이 아마 열손가락에 꼽을 만큼 될 겁니다. 부산은 웬만해선 눈이 오지 않고 시골에 가서나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커피 한잔했으면 하는 생각과 또 제가 독서직 받을 때 생각이 났습니다. 제가신학교4학년 때 공교롭게도 수단을 입게 되는 독서직 날 부산에 기상청관측이래 100년 만에 40cm넘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습니다.
눈이 잘 오지 않는 부산인데다가 더욱이 3월이었기에 우리 중에 독서직 받아선 안 될 사람이 있는가보다 농담하곤 했는데, 저는 세상을 하얗게 덮은 눈을 볼 때면 이 성경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예상하실 겁니다. “너희 죄악이 진홍같이 붉어도 눈과 같이 희게 되리라.”(이사야 1,18) 눈 녹을 땐 지저분해지긴 해도 내릴 때는 세상의 허물을 덮어주시는 주님의 은총처럼 세상의 오물을, 허물을 하얗게 덮어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가운데 죄 없다 하시는 분 손들어 보십시오! 없지요, 저도 죄야 늘 주님의 은총과 더불어 제 곁에 항상 함께 하고 있음을 봅니다. 허물을 덮어주는 주님의 은총이 눈처럼 내리는 아침입니다.
이번 대림시기 동안 반복해서 들은 것처럼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길을 닦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말을 듣고 회개하고 죄를 용서받았다는 표시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의로우시다는 사실과 의로우신 하느님께서 구세주로 예수님을 보내셨음을 받아들이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 안에 머물렀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희망을 찾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고 대림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예수님 맞이할 준비를 하라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대림시기 마지막 즈음인 오늘 나는 세례자 요한이 선포한 것처럼 죄를 피하고 주님의 말씀 안에 머무르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는지 눈처럼 허물을 덮어주시는 주님의 사랑과 같이 이웃의 아픔과 허물을 덮어주고 있는지 혹 이웃의 허물과 상처를 들춰내고 상처주고 있지는 않은지 복음 안에서 잠시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