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간 목요일 강론 (루카 6,27-38)
찬미 예수님!
사실 오늘 복음의 내용은 너무나도 분명해서,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하신 주님의 말씀이면 충분할지 모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란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다가 문득 지난 8월말에 들었던 사목자 연수의 한 내용이 생각났습니다.
그때 강사신부님이 이런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진리란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사랑이라고 혹은 예수님이 진리 혹은 진실 자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진리는 흔히 내면과 외면이 같을 때 진리라고 합니다. 곧 겉과 속이 같을 때 진리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내면과 외면이 같지 않아도 진리이기도 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람이 싸웠을 때 속으로는 밉지만 화해의 말을 한다면 그것이 진리를 선택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저도 잘 이해가 안됐습니다. 속으로 미워하면서, 겉으로 화해의 말을 건네면 그게 위선이 아닌가, 겉 다르고 속 다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 말을 몇 번이나 곱씹었습니다.
사실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이 더 아름답다고 말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가고 저 역시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이라 그 말씀이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해서 그를 죽이는 것이 진리가 될 수 없듯이, 미운 마음 안에 머무는 것이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신부님께서는 진리의 기준은 그리스도가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겪는 많은 갈등은 사랑을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했습니다. 사랑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선택했기에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는 말이 참 와 닿았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1독서에서 지식은 교만하게 하지만 사랑은 성장하게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사랑 안에서 자신에게 아무렇지 않은 일도 그 형제를 위해서 배려하고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진리의 기준으로 받아들일 때 사랑 안에서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를 미워하는 이들, 우리가 미워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