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간 수요일 강론 (마태 23,27-32)
찬미 예수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대의 종교지도자들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의 위선을 질타하십니다. 복음의 이 대목을 대할 때면 저는 늘 오늘날 종교지도자들의 자리에 있는 저를 포함한 사제들과 수도자들은 과연 이 주님의 질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라고 묻게 됩니다.
때로 공인이라는 것이 싫든 좋든 사람들의 평가를 받기 마련이고, 또 실은 어느 정도 그 평가에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사제도 때로 신자들로부터 좋은 사제니 아니니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러다 문득 사람들의 눈은 그렇게 신경 쓰고 생각하면서 정작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눈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하고 평가 받기도하며 지낼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눈은 두려워하고 생각하면서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눈은 생각하지 않고 지내지는 않는지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사람들의 눈만 생각할 때 겉꾸밈에 머물게 되고 그리고 그런 겉꾸밈은 때로 위선이 되고 자신을 내세우고 자랑하는 것이 되기 쉽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두려워하고 생각하기보다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의 눈을 생각하며 살아갈 때 우리는 마음에서부터 선을 찾는 것이 무엇인지 배워 알게 됩니다.
장일순 선생님께서 산속에 피었다가 지는 야생화를 보며 적으신 글로 저의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오늘은 입추 산길을 걸었네
소리 없이 아름답게
피었다가는 너를 보고
나는 부끄러웠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선을 찾고 행하는 하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