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간 금요일 강론 (마태 8,1-4)
찬미 예수님!
진인사대천명이란 옛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을 읽다가 문득 우리의 신앙에서 하늘의 명을, 곧 하늘의 뜻이 우리의 삶에서 작용할 여지를 얼마나 두고 있는지를 묻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나병환자는 주님의 의중을 더 앞서 생각하며 주님께 말씀 드립니다.
주님 제 뜻이 아니라 당시이 하고자 하시면 저를 낫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내가 하고자 하니 깨끗하게 되어라 하십니다.
사실 복음 안에서 믿음의 모습을 보인 이들이 항상 자신의 뜻보다 주님의 뜻을 더 중요하게 고백합니다. 성모님께서도 예수님께서 가나의 첫 기적을 행하실 때 청을 드리기는 하였지만,‘무엇이든지 예수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셨고, 백인대장이 자신의 종을 위해서 주님 앞에 꿇었을 때도 그저 한 말씀만 하십시오, 제 종을 나을 것입니다 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일이 성사되었을 때, 병고가 낫게 되었을 때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을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일이 성사되고 병이 낫는 것이 곧 주님의 뜻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자신이 원하는 일이 되었다고 감사하는 신자분들, 혹은 병이 나아서 주님의 은총이라고 확신하는 분들을 보면서, 일에 있어서 만약이라는 것이 의미를 갖지는 못하겠지만, 일이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고통 중에라도 주님께 감사드릴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 묻게 됩니다. 우리는 시련 중에도 주님의 도우심을 믿고 있는가, 시간이 좋든 나쁘든 주님께 믿음을 두고 있는가?
우리의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주님을 원망하고 시간을 원망한다면, 우리가 올바로 주님을 믿는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이 자신의 원의를 채우는 데에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진인사대천명의 말뜻을 새기며, 시간과 일이 좋든 나쁘든 주님께 감사를 드리는 하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