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9주간 금요일 강론 (마르 12,35-37)
찬미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이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가장 훌륭한 임금으로 불리고 강력한 통치로 이스라엘의 역사 안에서 그보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임금은 없었던 왕, 지혜로운 임금의 대명사로 불렸던 아들 솔로몬에 이르러 하느님의 성전을 완성케 한 기반을 다졌던 이가 바로 다윗임금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계속되는 유배생활에서 다시 한 번 그 다윗의 뒤를 이어 자신들을 다스려줄 강력한 임금을 기대했고, 메시아는 당연히 다윗의 후손가운데에 위대한 인물을 나올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기대가 헛된 것임을 한마디로 말씀하십니다. 다윗 스스로가 메시아를 주님이라 고백하는데 어떻게 메시아가 다윗의 후손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 안에는 결국 사람들이 기대하는 그런 임금의 모습이 메시아가 아님을 선언하신 것입니다. 현세에서 자신의 힘으로 다 이루어내는, 힘과 권력을 가진 왕이 약속된 메시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힘은 부러지기 마련이고, 더 큰 힘에 제압당하기 마련이지만, 하느님의 힘은 인간의 눈에는 약함으로 비춰지고 어리석음으로 비춰지는 십자가입니다.
인간은 십자가 안에서도 승리의 십자가란 이름으로 승리의 이름을 가져다 붙이지만, 하느님의 십자가는 승리란 이름으로 대변되는 힘이 아니라, 우리 안에 살아 있는 영을 깨우는 길입니다.
우리가 십자가 아래모여서도 힘을 찾고 부를 찾는다면, 실은 주님을 메시아로 모시는 것이 아니라, 풍요의 신이라 불리던 바알을 섬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과연 이 미사에서 주님께서 지니셨던 마음과 그분이 가신 길을 얼마나 찾고 또 그 길을 따르고자 마음을 다잡는지 잠시 우리의 신앙을 돌아보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