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3주간 목요일 강론 (루카 19,41-44)
찬미 예수님!
주님의 길을 알지 못하는 예루살렘을 안타까워하시며 눈물 흘리는 예수님의 모습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전해 줍니다. 실제로 예루살렘성전의 성벽이 내려다보이는 맞은편 언덕에는 ‘예수님 눈물성당(Dominus Flevit)’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떠오르는 햇빛에 반사되어 예루살렘성전 동쪽 성벽이 황금빛으로 보인다 해서 골든게이트(Golden Gate)로 불리는 예루살렘의 성벽은 지금 봐도 웅장하고 커 보이는데 성벽이 무너지기 전인 예수님시절에는 더욱 화려하고 웅장했을 것입니다.
그런 예루살렘의 성전을 바라보시며 예수님은 눈물을 흘리십니다. 문득 예수님이 오늘날 우리의 삶을 바라보시고는 눈물 흘리지 않으실 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뉴스는 연일 이런 소식을 전합니다. 게임을 너무 많이 해 나무라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린 중학생의 이야기, 인터넷 게임에 몰두해 생후2개월 된 어린이를 죽음의 상태에 방치한 이야기. 자신의 뱃속이 하느님인양 여기고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만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 그러나 우리는 이런 슬프고 안타까운 일들 안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이, 생명의 길을 걷는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생명을 죽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없음을 시련가운데도 생명과 사랑의 길을 걷는 이들이 적지 않음을 기억하며 시 한편으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며 강론을 마치겠습니다.
물 위에 쓴 시
정호승
내 천개의 손 중 단 하나의 손만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 주다가
내 천개의 눈 중 단 하나의 눈만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리다가
물이 다하고 산이 다하여 길이 없는 밤은 너무 깊어
달빛이 시퍼렇게 칼을 갈아 가지고 달려와 날카롭게 내 심장을 찔러
이제는 내 천개의 손이 그대의 눈물을 닦아줍니다
내 천개의 눈이 그대를 위해 눈물을 흘립니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