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요사팟 주교 순교자 기념일 강론 (루카 17,26-37)
찬미 예수님!
화요일부터 어제까지 복사반 아이들과 성지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명동성당 지하성당에서 미사도 드리고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와 순교자들의 순교 장면을 묘사한 모형인형들, 그리고 놀이동산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제는 강풍 때문에 비행기가 어찌될지 몰라 예정보다 한 시간 빠른 6시30분 비행기로 바뀌었습니다. 일찍 가서 좀 쉬나 했는데 저희가 타기로 한 비행기가 벼락을 맞아 점검하느라 2시간이나 연기되어서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하늘이 허락 않으면 안 되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 집에 안가면 안 되냐며 내일 시험이라 가기 싫다고 말하며 뛰어노는 지치지 않는 아이들과, 그리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나이 들어 희끗희끗한 노인을 보며 무엇을 찾고 어떻게 생을 보내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님이 오시는 날도 오늘 복음의 말씀처럼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을 것입니다. 노아와 롯 때처럼 일상 안에서 마지막 시간은 다가올 것입니다. 누구에겐 죽도록 슬픈 시간도 청명하고 맑은 날일수도 있습니다.
김수환 추기경님이 자신의 지난시간을 돌아보며 자신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 안에 살아계신 주님과 함께하고 싶었다고 말씀하시며 자신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건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 자리가 그랬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좀 더 용기 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회고하셨던 글을 그분이 돌아가시고 난 뒤에 본적이 있습니다.
전례력으로 마지막달인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주님의 날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날에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음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는 주님 앞에 섰을 때 주님이 죽기까지 지니셨던 그 뜨거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잠시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도록 합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