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수요일 강론 (요한 6,35-40)
찬미 예수님!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열여섯이라는 나이에 만나서 70년을 함께했습니다. 제가 전에 첫 본당에 있을 때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제가 병자성사를 드리러 갔을 때 온몸으로 슬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서 보았습니다.
방의 벽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돌아가시는 길이니 잘가라고 기도해 달라던 할머니의 모습은 마치 날개를 잃어버린 작은 새의 모습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무덤에서나마 예수님 흔적을 느끼고 싶어 했던 막달라 여자 마라아의 사랑은 예수님의 죽음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자신을 못 박았던 이들의 죄를 그들에게 돌리지 않으셨던 주님, 그 분의 죽음 후에도 제자들을 향해 지니셨던 사랑은 오직 그들에게 평화만을 기원 할 줄 밖에 모르셨던 그 분의 마르지 않는 사랑도 우리는 매일 만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 주시고자 했던 생명의 빵, 결코 베고프지 않고 목마르지 않겠다던 약속이 무엇인지 우리는 복음 안에서 분명하게 보게 됩니다.
죽음도 멈추게 하지 못했던 주님이 지니셨던 사랑입니다. 퍼도퍼도 흘러넘치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어쩌지 못했던 그분의 사랑을 우리는 얼마나 마음으로 배우고 있는지 잠시 우리 자신을 돌아봅시다.
마르게 하지 않는 열정을 갖고 있는지 그 마르지 않는 샘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잠시 자신에게 묻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