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령의 날 강론 (마태 5,1-12)
찬미 예수님!
11월은 위령성월입니다. 특별이 이번 한 달은 주님 안에서 죽어간 모든 이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한 달입니다. 더욱이 오늘은 연옥영혼들의 안식을 위해 특별히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는 오늘은 실은 죽은 이들뿐만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기억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죽은 이들이 주님 안에서 우리를 위해기도 하듯이 우리역시 주님 품에 들지 못한 이들이 하루빨리 주님의 위로 안에 있기를 기억하는 날입니다.
사실 주님께서 모든 이들을 위해 오셨듯이, 위령성월은 죽은 이들과 산 이들의 통교를 고백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곧 삶과 죽음이 따로 있지 않은 것처럼 죽어간 이들과 우리가 아무런 연관 없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연대 속에서 하나의 가족을 이루고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런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마음이 가난한 이들 슬퍼하는 이들 온유한사람들 의로움에 주리고 박해를 받는 사람들 또한 주님께서 위로하고 계시다고 전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관심할 때 그들에게 주님의 위로를 전하지 못할 때 주님의 위로가 우리에게도 있을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마음이 슬픈 이들에게 위로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더욱 찢어지고 슬프게 하는 말과 행동 속에 머무르고 있다면, 우리는 주님께서 모든 이를 위해 오셨음을 입으로는 고백하지만 마음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한 것입니다.
우리가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연대, 통교를 고백하듯이 우리는 세상의 어두움과 그늘 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세상의 어둠이 곧 우리자신의 어두움이고 세상의 그늘이 곧 우리의 그늘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에게 세상의 중심은 잘 살고 부유한 평온한 땅이 아니라, 세상의 어둠과 부조리가 드러나는 아프고 상처받은 곳임을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다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복음의 주님이 하셨듯이 마음이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할 때 그리고 의로움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과 함께 박해 받을 때 주님의 위로가 우리와 함께 있음을 기억하고 고백하며 우리 곁에 아픈 이들을 찾아 그들의 상처를 싸매줄 수 있는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