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13주일
어느덧 6월이 다 지나고 장마와 함께 무더운 여름날이 시작됩니다. 자칫 잘못하면 일상생활의 짜증과 권태에 빠지기 쉬운 계절입니다. 먼저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예수님은 항상 원하는 것이 있다면 믿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적극적인 믿음으로 다가서는 두 신앙인을 소개합니다. 한 사람은 회당장이고, 한 사람은 여인입니다. 회당장인 사람이 어린 딸을 살리려고 예수님을 찾아가 겸손하게 예수님의 발치에 엎드려 간청합니다. 그리고 한 여인은 12년 동안이나 하혈하며 너무나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냈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예수님께 간절한 구원의 손길을 요청합니다. 사람들은 소녀가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라 해도 죽은 자에게 어찌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죽은 소녀의 아버지에게 그저 "걱정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하고 당부하고, 한 말씀으로 죽었던 소녀를 살려 냅니다. 12년 동안 하혈 증으로 고생하던 여자가 단지 예수님의 옷을 만졌을 뿐인데, 병이 깨끗이 낫습니다. 예수님이 베푼 기적은 놀랍기만 합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기적들을 통해서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는 분임을 선포합니다. 하느님은 본래 생명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생명은 하느님께 속해 있으며, 하느님 안에는 언제나 생명이 살아 있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실 때 하느님은 죽음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다만 인간의 범죄로 세상에 죽음이 왔습니다. 그러기에 생명은 하느님의 작품이고, 죽음은 인간의 작품입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은 절망에 빠지고, 세상은 희망을 잃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으로 세상에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죽음의 세력을 몰아내셨던 것입니다.
그 당시 회당 장은 사회에서 존경받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회당 장은 딸을 위해 지위와 체면 따위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께 무릎을 끊고 도움을 청합니다. 절망 속에서 예수님을 꿋꿋하게 믿습니다. 결국 딸을 살려 냅니다. 하혈 증을 가진 여자도 마찬가집니다. 어디다 드러내 놓고 말할 수도 없는 부끄러운 병입니다. 12년 동안이나 병치레하면서 모든 재산을 다 탕진했던 여자입니다. 세상에 희망이 없고, 캄캄한 암흑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는 부끄러움과 체면을 던져버리고 예수님께 다가가서 예수의 옷을 만집니다. 예수님께 직접 도움을 청하기 어려우니, 옷이라도 만져 보았던 것입니다. 마치 미신적인 행위 같아 보였지만, 그녀는 병이 나리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예수의 옷자락을 통해 치유를 받았던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통과 질곡에 빠져 있으면서도 주님께 도움을 청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믿지를 못하고 걱정만 합니다. 매달리기도 전부터 실망에 빠집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예수님을 먼저 믿어야 합니다. 믿으면 보십시오, 세상이 달라 보일 것입니다. 믿을 때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좌절과 실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 처해 있다하더라도 주님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습니다. 늘 우리에게 도움을 베풀기 위해 현존하시기에, 그분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