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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나눔] 하나둘이4... 먼저 된 것들
  ۾ : 하나둘졦     ¥ : 09-05-19 11:28     ȸ : 3436     Ʈ ּ
 

<<< 먼저 태어난 것들은 나중에 태어난 것들을 위하여 종이 되어라. >>>

웬 생뚱맞은 제목이냐고 생각하실 분들 많으실 터인데......

지난 주일 본당 좌측 수녀님 앞자리에 예비신자들을 위한 자리를 특별히 마련해주시는 본당 신부님의 배려에서 노형본당 설립부터 같이했던 신자로서 일말의 죄송함을 느꼈고 깊이 반성을 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들 잘하고 있는 데 괜한 우려라 생각하시거나 생각이 다른 분들도 그냥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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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제주교구 노형성당!

이 자랑스러운 이름이 탄생한 지 어느덧 10년도 넘은 세월이 되었습니다.   

그 세월 동안 노형성당은 노형지역의 발달과 인구증가와 더불어 수도자들의 기도와 모든 신자들의 노력에 힘입어 기하급수적으로 신자 수도 증가했고 질적으로도 누구라도 인정하는 최고의 본당이 되었습니다.  


반면에 

10년이란 세월은 같은 신자들 임에도 먼저 된 이와 늦된 이의 차이를 만들기에도 충분한 세월이기도 합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궁금함에 밀감 밭 사이에 덩그러니 놓인 부지를 구경하러 왜 왔었는지......


뙈약볕에 나무들이 행여 뿌리 내리지도 못하고 죽을세라 열심히 물을 뿌리던 나의 모습. 정작 물이 필요한 것이 목말라하던 나일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나의 기쁨이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성당 구석구석을 같은 레지오 단원들과 쓸고 닦던 시간들.

어느 해인가 갑자기 내린 폭우에 지하 성당은 때 아닌 수재를 당하기도 했고 너 나 할 것 없이 모든 신자들이 걸레와 바께츠를 손에 들고 열심히 물을 퍼내던 기억도 이제는 흐뭇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성당이 외모를 들어내고 한창 공사 중이던 내부를 보았을 때 주님의 두 손이 감싸않아 오는 듯한 감동에 먼지가 자욱함에도 커다랗게 심호흡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순간도 이젠 어렴풋합니다. 


1997년 처음 노형 본당에서 첫 미사를 드리던 기억도 이젠 가물거립니다. 


그렇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과거입니다. 나의 과거이자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많은 신자들에게 아름답고 흐뭇한 추억입니다.


그러나 

10년이 넘은 지금은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미래를 위한 전략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만족에 도취되는 순간이 퇴보의 시작일 수도 있기에 말입니다. 

노형성당의 미래를 위한,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최고의 전략(strategy)....... 그 전략은 성경에 있습니다.

먼저 된 것들은 나중에 된 것들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  뭘까요???  다들 아시다시피 성경일 겁니다.
이 베스트셀러의 창세기를 들여다보며 세상의 순리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순리와는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듭디다.

세상이 열리던 날.... 창조주가 하늘과 땅으로 대표되는 자연을 먼저 만드시고 인간을 나중에 지어내십니다. 그러면 자연은 기득권을 주장하며 인간을 무지막지하게 부려 먹어야 옳을 겁니다. 그런데.. 왜 자연은.... 인간이 씨를 뿌리면 열심히 열매와 곡식을 거둘 때 까지 종의 역할을 하는 것일까요??

인간의 육체와 영혼도 마찬가지로... 나중에 숨을 불어 넣으셨는데 영혼이 육체의 주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로 마찬가지죠. 부모는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자식을 위한 종의 역할을.. 기꺼이 합니다.  그리고 그 자식은 또 자기 자신의 자식들을 위해서 기꺼이 종의 역할을 하겠죠.

자연이 인간을 거부할 때.... 부모가 자식을 종처럼 부려먹으려 들 때... 영혼 없는 육체가 그 존재성을 주장할 때... 세상은 혼란에 빠지고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먼저 존재하는 것들이 종의 역할을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또 평화로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지혜라고 성경은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먼저 된 자들이 종의 역할을 자임하기보다는 기득권이라는 힘의 논리로 자신보다 늦된 자들의  주인노릇을 하려는 모습. 어찌 보면 당연해 보입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집단들이 그런 식으로 운영이 되고 있고 우리 대부분은 그런 방식의 삶에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오직하면 <*개도 자기 집에서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런 방식의 삶, 나중에 태어난 존재들을 위한 섭리를 거부하려는 몸짓이 지금 이 순간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고 혼란을 가중시키며, 머지않은 장래에 내가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를 파괴할 수도 있음입니다. 


오히려 생각을 바꿔, 먼저 된 이들일수록 해야 할 일도 많고 책임도 중대한 종이라는 인식을 가지면 어떨까요???  


하지만.. 그게 쉽겠냐구요?????라는 생각이 들지만 시도도 못해 볼 정도로 어려울 것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제 생각에 미래를 위한 전략(strategy)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그저 처음 보는 신자들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겁니다.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겁니다.

처음 본당에 오는 분들의 경우 다소의 주저함과 긴장감이 적당히 칵테일 되어 있을 겁니다.  이런 분들에게 성의 있고 반가운 인사만큼 그들을 신바람 나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요?? 안도감을 주는 것이 있을까요??


인사!  
하나둘이 세상을 살면서 인사처럼 一石二鳥, 도랑치고 가재잡고, 일타팔피..... 효과를 창출하는 다른 수법을 본 적이 없습니다.


상대의 눈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베이스로 하고, 몇 마디의 언어를 소스처럼 첨가해서 인사를 건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나를 다시 한 번 쳐다 볼 것이고 호감의 상대로 나를 기억할 겁니다. 


소공동체의 진정한 의미는 나와 내가 인사를 나누는 신자 둘의 공동체일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물론

아주 가끔, 갑작스런 인사에 돌아오는 의아한 표정이 나를 머쓱하게 만들지 몰라도 무에 그리 손해 볼 것 있겠습니까?


나름대로 본당 활동도 열심히 하고, 직책이라도 맡은 신자들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인사를 건네지만 낯선 신자들의 주위는 너무 썰렁한 이상한 양극화는 더 이상 두고 보아서는 안 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는 얼굴, 친한 얼굴들에게 보다 반갑게 인사하고 싶어지는 것은 인지상정일 겁니다만,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는 우리들 뒤로 조용히 뒤돌아 성당을 나서는 아웃사이더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연탄난로나  연탄으로 난방을 하던 아궁이를 기억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불이 활활 붙은 묵은 연탄이 새 연탄의 위로 가고자만 한다면 조만간 아궁이의 불은 꺼지고 방에는 차가운 기운만이 남을 것입니다. 

불이 활활 붙은 묵은 연탄이 새 연탄의 밑으로 가고자 할 때, 부모가 자식의 밑으로, 남자가 여자의 밑으로, 기성세대가 신세대의 밑으로, 먼저 된 이들이 늦된 이들의 밑으로 들어가서 힘든 역할을 해주어야만 그 사랑의 불이 자연스럽게 위로 옮겨 붙지 않을까요??? 우리 본당이 활기와 사랑으로 가득해지지 않을까요???    


전교.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은 모든 신자들의 의무입니다.

그래서 본당에서도 매년 몇 차례씩 예비자 모집을 합니다.

이 새 신자들이 신나고 행복한 모습으로 주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여러 배려를 해주는 것이 먼저 된 자의 할 일이 아닐까합니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노형 성당이 중요한 성장의 시기에 발전을 멈추는 아이처럼 되어서는 안 되리라는 생각에 자성을 담아 주저리 거려 보았습니다.   


먼저 된 자의 열정이 식기 전에.....  늦된 자가 너무 실망하기 전에....

당장 오늘 나부터....!!!!!



바오로   09-05-19 11:55
항상 마음 설레게 하는 좋은 글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테아   09-05-19 12:26
요새 생각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미카엘롦   09-05-19 23:58
ㅎㅎ근데요 진지 해야 되는거죠 ?? ^^
요안나   09-05-20 00:36
잘 읽고 갑니다.
성의껏 올려주시는 글이 저희 게시판을 등업시켜 주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천   09-05-20 01:07
예비신자입니다...고맙고 감사한맘으로 맘~깊이 새기고 갑니다...깊은 배려...기억하고 이후~~~본받는 자! 되겠습니다...
에디나   09-05-20 10:20
정말 구구절절이 공감되는 말씀이십니다.다시 한번 제 자리를 생각하고 반성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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