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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나눔] "육"과"영"
  ۾ : 광야의롦     ¥ : 09-07-15 17:42     ȸ : 3061     Ʈ ּ
육(肉)과 영(靈)


사도 바오로가 우리에게 권고하는 것은 '육(flesh)'이 아닌 '영(spirit)'을 따라 '걸으라' (여기서는 살라는 뜻)는 것이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육이란 육체적인 삶이 아니라(성령께서는 영혼 뿐 아니라 육체까지 성화시키셨으므로) 세속적인 삶을 총칭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육'에는 욕정이나 방탕함뿐 아니라, 세속적인 기준에 맞추어 사는 것, 인간적인 관점이나 사회적 통념을 근간으로 하는 활동들까지도 포함된다.

우리가 편견, 자기 만족, 편협함, 집단적인 오만함, 미신 숭배, 야망 또는 탐욕의 논리를 따른다면 우리는 '육'을 숭배하는 것이다.
따라서 거룩함이 진실한 마음에서가 아닌 위선적인 가식에서 비롯된다면 그것은 '육'적인 것이다.
'육적인 편향'은 그것이 비록 사람들의 찬사를 불러일으킬 만큼 용기 있고 매혹적인 행위일지라도 하느님의 눈에는 이미 죽은 것이다.
그것은 하느님을 향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인간들을 향한 것이다.
그것은 그분의 영광을 좇지 않고 우리 자신의 만족을 구한다.
반면 '영'은 우리를 생명과 평화의 길로 이끈다.

'영'의 법은 겸손과 사랑의 법이다.
영의 목소리는 육이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영혼의 깊은 지성소로부터 우리에게 들려오는 것이다.
'육'은 우리의 외적인 자아이며 거짓 자아이다.
'영'은 우리의 참 자아로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하고 있는 우리의 가장 깊은 내면(inmost being)이다. 우리 존재 안의 이 감추어진 지성소에서 울려 나오는 양심의 목소리는우리 자신의 내적 목소리인 동시에 성령의 목소리가 된다.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존재'가 되면 더 이상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시고, 성령께서 우리의 삶을 인도하며 다스리신다.
그리스도교적 덕은 이러한 내적인 일치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우리의 자아는 영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고 우리의 생각은 그리스도의 생각과 같아지며 우리의 바람은 그분의 바람과 하나가 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령과 온전히 하나가 된 삶이 되고 우리 존재 깊은 곳에서부터 하느님의 뜻에 충실한 삶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진리의 삶이고, 완전한 영적 진지함이며, 이로 말미암아 영웅적인 겸손함을 함축하는 삶이다.
사랑과 마찬가지로 진리 역시 먼저 우리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무가치하고 하찮은 자신의 모습을 보아야 하고,
자기 자신의 덧없음을 사랑하고 인정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있는 그대로 완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유는 이러한 삶이야말로 그리스도께서 당신 안에 받아들여 당신 자신의 형상과 모상으로 (in his own image and likeness)변화시키고 성화시키고자 하시는 바로 그 실재이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현존하는 악을 이해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은총을 신뢰하는 가운데 참을성을 가지고 악과 겨룰 수 있을 만큼 차분하고 객관적일 수 있게 된다.
성령을 따른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육적인 것을 거부하고, 우리의 선한 의도를 지켜 나가고, 잘못된 외적 자아의 요구를 부정하며, 우리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리스도의 활동에 우리 마음의 전부를 내어 주는 것이다.

"그러나 하느님의 영이 여러분 안에 사시기만 하면, 여러분은 육 안에 있지 않고 성령 안에 있게 됩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의 영을 모시고 있지 않으면, 그는 그리스도께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면, 몸은 비록 죄 때문에 죽은 것이 되지만, 의로움 때문에 성령께서 여러분의 생명이 되어주십니다. 예수님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면,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분께서 여러분 안에 사시는 당신의 영을 통하여 여러분의 죽을 몸도 다시 살리실 것입니다."(로마 8,9-11)

우리가 세례와 신앙과 사랑으로 그리스도와 일치하였다 하더라도 우리의 몸과 마음 안에는 여전히 악한 경향들, 즉 과거의 삶에서 기인하는 '죽음'의 씨앗과 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성령의 은총은 그것이 자라는 것을 막아 주고 우리가 이런 경향들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을 사랑하며 그분의 뜻에 따르려고 하는 것은 그리스도 구원이 활동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보시는 것'은 우리의 악한 성향이라기보다는 당신께서 주신 선함이다.


「삶과 거룩함」에서
Thomas Merton 지음 / 남재희 신부 옮김 / 생활성서 펴냄

요안나   09-07-16 00:17
항상 좋은 글을 올려주시어 영적인 배부름을 충족시켜주시니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에 만나는 글 때문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잠을 청하게 됩니다.
베로니졦   09-07-16 22:09
이제는 우리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사신다. 제가 원하는 삶이건만 아직도 제가 더 많이 있어요. 주님 죄송합니다. 주님을 더 많이 영접하도록 노력 할께요. 좋은 깨달음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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