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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해요] 말씀
  ۾ : 마카리졦     ¥ : 09-05-05 00:44     ȸ : 3234     Ʈ ּ
 

5월 4일 부활 제4주간 월요일-요한 10,1-10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성소주일을 지내며>


   성소주일을 지내면서 제 성소여정을 돌아보니 참으로 큰 부끄러움이 앞섰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친히 양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까지도 바치시는 착한목자로 앞서가셨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많이 슬퍼졌습니다.


   사제생활, 수도생활에 따르는 기쁨과 보람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고통과 십자가도 큽니다.


   사람들은 사제들에게서 완벽한 인간상을 요구하지만, 사제도 인간인지라 부족함을 안고 주님 앞으로 나아갑니다. 사람들은 사제를 예수님 바라보듯이 바라보시지만 때로 사제도 흔들리고 방황합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만 부끄러울 때도 있고 비참할 때도 있습니다. 죄 속에 빠져 허덕일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제는 매일 강론대에 서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선포해야 하고 거룩한 성찬례를 거행해야 합니다. 정말 부담스런 일이지요.


   사람들은 수도자들에게서 천사의 모습을 요구하지만, 수도자들도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밥도 먹어야 하고, 때로 즐기기도 해야 하고, 때로 중대한 과오도 범하면서 그렇게 살아갑니다.


   동료사제께서 농담반 진담반 이런 말을 하더군요.


   “본당사제로 보람도 크지만 때로 힘들 때도 많습니다. 신자들의 영성생활 증진을 위해 강론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참고도서까지 여러 권 봐가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성의 있게 준비해서 강론했더니, 신자들이 뭐라고 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은 뭔 잔소리가 저렇게 많은지?”


   미안한 마음에 강론을 간단하게 했더니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은 통 강론에 성의가 없으셔, 보아하니 강론준비 않하셨구먼.”


   사순절을 맞아 몇 군데 특강을 나갔더니만 뭐라고 이야기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주임 신부님은 통 본당에 안 계셔. 뭔 비즈니스가 그렇게 많으시데?”


   죄송스런 마음에 답답한 마음 꾹 눌러 참고 “그래, 본당 사제는 본당을 사수해야지” 하고 본당만 지키고 있으니 뭐라고 말들 하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은 인기가 없나봐. 줄창 본당에만 계셔.”


   사제는 가난해야지 하면서 허름한 옷만 입고 있으니 뭐라 시는지 아십니까?


   “우리 신부님, 왜 저러고 다니시나? 꼭 저렇게 궁색을 떨어야만 되나?”


   송구스런 마음에 분위기도 바꿀 겸 컬러풀한 옷을 한번 입었더니 난리들이십니다.


   “아이고, 저게 뭔 꼴이래요? 제비여 뭐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헌생활은 기쁩니다. 사제는 신자들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해주는 양떼들이 있기에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도 어제 성소주일에 이어 착한 목자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복음 말미에 착한 목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 하나를 소개하고 있군요.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착한 목자들에게 있어, 봉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에게 생명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착한 목자는 어떻게 해서든 아버지와의 끈을 놓지 않는 노력이 착한 목자에게 있어 필요합니다.


   이 땅의 모든 목자들이 아버지와 하나 되기 위해 영성적 측면에 강조점을 둘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 안에 자신이 사라지고 예수님께서 형성되시도록, 그래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기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들이 어제의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딛고 늘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안젤라   09-05-05 12:36
가슴이 찡한 사람의 냄새가 풍기는 글이군요..
어렵고 힘겨운 여정일거라는 생각에 가슴이 져며요..
쉽게 하기쉬운 말로 내뱉는 남을 헐뜻는 입들..

몸이 아니라 생각이.. 입이.. 죄를 짓는다는 말씀을 다시금 되뇌이면서
수도자를 위해 기도 봉헌 드리겠습니다..
늘 건강하심과 평안하심을 기도드립니다..~~
미카엘롦   09-05-05 18:40
수도 생활을 하는 친구 수녀님의 얼굴이 주마등 처럼 떠오릅니다. 제가 힘이 들때, 위안이 되어 주고,  제 축일을 기억해 주는 착한  마리아 두 수녀님.. 지금 까지  잘 ~~~사셨으니 앞으로도 잘~~ 살다가,
우리도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하느님 나라에서 만나게 되기를 기원 합니다. 사랑 한다고, 전화 라도 해야 겠네요..저희 본당 실비아, 안나..수녀님 사랑해요..
힐데벨롦   09-05-05 21:25
주님께서는 최선을 다하시는 사제님들의 어려움을 다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 평신도들의 입장에서는 세속적인 잣대로 모든 걸 재려고 하기에 사제님들을 더욱 힘들게 하나 봅니다. 그러더라도 최선을 다하시면 저희도 언젠가는 느끼겠지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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