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미사 강론 (루카 9,22-25)
찬미 예수님!
제가 어제 우체국에 택배를 붙이러 갔습니다. 포장하려고 테이프랑 가위 있는 곳에서 테이핑을 하고 있는데, 옆에 어떤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습니다.
전화통화를 하고 계셨는데, 아주 그냥 씩씩 거리면서, 크게 야 그놈 가서 죽여 버려, 칼로 찔러 죽여, 우리 집을 그렇게 만들었는데 그냥 있어, 당장 가서 칼로 열십자를 그어 죽이라고 소리소리 질렀습니다.
옆에서 테이핑 하다말고, 참 고운분이 어쩌다 그리 미움으로 저렇게 험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까라는 좀 황당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십자가는 단순히 우리가 겪는 괴로움이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린 우체국에서 소리 지르던 아주머니도 자신의 분노 안에서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미움 안에서 자신의 탐욕 안에서 겪는 괴로움은 십자가가 아니라 자신을 더욱 목마르게 하는 짐일 뿐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뒤따르며 겪는 괴로움은 자신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목마름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내어 주는 것, 사랑을 주고받는 십자가가 바로 주님의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어떤 십자가를 따르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자신을 더욱 목마르게 하는 미움과 분노의 짐을 찾는지, 아니면 주님의 십자가를 따르는지 잠시 자신에게 묻는 시간을 갖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