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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을 뵙고 기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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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드레졦
¥ : 09-11-01 16:10
ȸ :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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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적이 있습니까?
정말로 보고 싶은 사람을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보게 되었을 때,
생각지도 않은 행운이 닥쳤을 때, 감동과 감격의 눈물이 핑 돌게 될 정도로
그렇게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던 적이 있습니까?
제자들은 바로 주님을 뵙고 그러하였습니다.
죽었던 주님을 뵙다니요.
나의 온전한 희망이었던 그분을 이제는 영영 못 뵈오리라고 생각하고 체념하였던
그분을 뵙게 된 심정은 짐작할 만합니다.
가끔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게 되면 하루가 지겹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새로운 하루가 싱그럽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한사람 안에서도 어떤 날은 살아있음이 이렇게 해맑고 싱그러울 수가 없어서
내면적인 기쁨에 어쩔 줄을 몰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삶의 무게 때문에 짓눌려 살아갈 의욕조차 느끼지 못할 때는
하루의 눈뜸이 지옥같이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제자들은 지옥체험과 부활체험을 동시에 하였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지상 여정을 걷는 동안 끊임없이
이러한 지옥체험과 부활체험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것이 정상이지요.
그 어떤 사람에게도 지옥 같은 날만이 있지 않고
그 어떤 사람에게도 부활체험만 매일같이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부활체험은 우리가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누리게 될 그 기쁨을
맛 뵈기로 체험할 뿐이지요.
이 지상에서 느끼는 부활체험, 생명체험이 우리를 기쁨에 겨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만든다면
저 세상에서 영원히 누리게 될 그 행복체험은 어느 정도일가를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가끔씩 다가오는 지옥체험조차도
그 영원한 부활체험을 생각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것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알고 있으니까요.
오늘 아침 눈을 뜨면서 참으로 피곤하고 힘들었습니다.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고 그러면서도 해야 할 일은 많이 밀려 있고...
아, 눈을 뜨지 않았으면 하고 생각도 했습니다. 이것이 지옥체험이겠지요.
그러나 내일은 맑게 밝게 눈을 뜰 수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왜냐하면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 자신을 보여주심으로써
제자들이 기쁨에 겨워 어찌할 수 없었듯이, 나도 주님을 뵙고야 말겠기 때문입니다.
그 주님을 뵙는 길만이 내가 부활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 주님은 창가의 따스한 햇살처럼 나에게 오십니다.
연두 빛 나뭇잎들의 싱그러움으로 나에게 오십니다.
살랑대는 수양버들 나무를 통해서도 오십니다.
오늘 해야만 하는 강의(講義)속에서도 그분은 나에게 오실 겁니다.
또 준비해야 하는 회의자료 마련 시에도 나에게 오실 겁니다.
형제, 자매들과의 만남 속에서도 오실 겁니다.
식사시간에는 맛있는 음식을 통해서도 오실 겁니다.
오늘 특별히 새록새록 그분을 여기저기서 만나 뵈오렵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도 내어줄 수 없는 그 기쁨에
나도 어쩔 줄 몰라 하며 부끄러운 미소를 지어보렵니다. 아, 주님!
오상선 바오로 신부님 글
“Good News - 오늘의 묵상”에서 -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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