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스코가 언제 기도했습니까?
평생을 버림받고 떠도는 청소년들의 아버지요 스승으로 살았던 돈보스코께서 세상을 떠나신 후, 후계자들인 살레시오 회원들은 돈보스코에 대한 시복시성 청원서를 교황청 시복시성 성성에 제출하였습니다.
교황청에서는 돈보스코가 성인(聖人)으로 선포되기에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해서 오랫동안 철저한 연구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많은 증인들과의 인터뷰, 기적 심사 등을 거쳐 마침내 최종 심사를 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이 중요한 순간, 교회의 전통상 악마의 변호사(Devils Advocate)의 역할을 맡은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는 악마를 대신한 변호, 즉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게 됩니다. 그가 수행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돈보스코가 시성되기에 부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 소개하는 것입니다.
악마의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돈보스코의 부족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수많은 고아들의 보호자로 살았던 돈보스코는 그들의 양육비를 구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창립한 살레시오회와 수녀회, 살레시오 협력자회 회원들, 후원자들, 은인들을 관리하기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수많은 여행, 그가 썼던 수많은 편지들, 책들을 위해 소모한 시간도 얼마나 많았습니까? 이렇게 바빴던 돈보스코가 언제 기도했겠습니까? 돈보스코에게는 기도할 시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렇게 기도하고 거리가 먼 사람을 어떻게 성인품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
답변에 나선 살레시오 회원은 이런 말로 돈보스코를 변호했습니다.
"언제나 많은 일들과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던 돈보스코에게 기도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언제 돈보스코께서 기도하지 않았습니까? 돈보스코는 일을 기도화한 사람입니다. 그는 일할 때뿐만 아니라, 청소년들 사이에서 놀이할 때조차도 기도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돈보스코를 가장 측근에서 보좌했던 레뮈엔 신부는 이렇게 증언합니다. "돈보스코의 모든 행위 하나 하나는 다 기도였습니다."
돈보스코는 한 아이와 대화를 나눌 때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화에 임했습니다. 돈보스코와 한번이라도 만나 대화를 나누었던 사람들은 누구나 그분이 어떤 일을 하든지, 어느 장소, 어느 순간이든지 기도와 함께 살았던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돈보스코는 자신의 생활 전체를 기도화 시켰습니다.
인간은 원래 영과 육이 합쳐진 인간입니다. 따라서 영육이 조화롭게 성장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지나치게 육적인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영적인 영역에서의 성장은 뒷전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적인 인간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기도하는 일입니다. 물론 기도할 시간이 부족하겠죠. 그러나 방법이 있습니다. 돈보스코처럼 우리의 생활 전체를 기도화 하는 것입니다.
아침식사를 준비하면서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줄 때, 진심으로 그 아이의 행복을 빌며 쓰다듬어주십시오. 직장에서 업무를 시작 할 때 기도로써 시작하십시오. 일을 끝마칠 때 감사의 기도를 올리십시오. 그럴 때 우리는 하루 종일 기도하는 사람, 영적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 굿뉴스 홈페이지에서 -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