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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몸으로 주님 맞이하기
  ۾ : 안드레졦     ¥ : 10-03-10 00:56     ȸ : 2068     Ʈ ּ

알몸으로 주님 맞이하기

나에게는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가 있습니다. ‘경험으로서의 나’, ‘지식으로서의 나’, ‘지위로서의 나’, ‘재물로서의 나’, ‘......로서의 나’가 그것 들 입니다.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는 내가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내가 누군가를 간절히 만나려고 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가 아니라 ‘내’가 다른 이들을 만날 때, 그 만남은 순수할 수 있습니다. 만나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알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는 나의 삶의 지평을 넓혀주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담았던 맑고 순수한 마음의 눈을 가리고 왜곡된 시선으로 다른 것들을 보도록 이끌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가 나를 지배하지 못하도록 깊은 성찰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실천이 꼭 필요합니다. 조금만 게으르면 어느 새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가 나의 자리에 비집고 들어와 마치 자신이 진짜 ‘나’인 것처럼 행사하기 쉽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자신을 둘러싼 또 다른 자신’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기에 많은 것들을 직접 만날 수 있습니다. 사람들, 사물들, 사건들 모두가 직접 자신과 마주치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말이죠. 그러나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는 늘어갑니다. 자신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것들을 보다 제대로 보고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는 그 반대입니다. 점점 더 코끼리를 만지는 소경 꼴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면,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쉽게 이들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시 유혹에 넘어갔다 하더라도, 이내 그 사실을 깨닫고 자신을 다시 세울 수 있습니다.

주님을 애타게 기다리면 주님께서는 분명 나에게 오시지만, 내가 꼭 주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주님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꼭 주님을 제대로 알아보는 계기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내’가 이 만남을 방해할 수 있고, 나에게 오시는 주님을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왜곡되고 편협한 시선으로 보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나를 둘러싼 또 다른 나’를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야 합니다. 이렇게 벗겨내고 마지막 알몸뚱이인 ‘내’가 남을 때, 비로소 나는 나에게 오시는 주님을 온전히 맞아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을 정성껏 맞이하겠다는 이유로 오히려 이것저것 또 다른 나로 나를 치장하여 결국에는 주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도록 좀 더 나를 있는 그대로 보고 싶습니다. 조금은 부끄럽겠지만 내가 입고 있는 거추장스러운 옷들을 모두 벗어버리고 주님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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