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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과 소금의 영성
  ۾ : 안드레졦     ¥ : 10-06-08 09:23     ȸ : 1921     Ʈ ּ

빛과 소금의 영성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자 되어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거룩하시니 너희도 거룩한 자 되어라.

예수님께서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들려주시는 신원에 대한 말씀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신원은 완전한 자가 되고 거룩한 자가 되는 것이라면,
그 목표에 이르기 위해 현실적으로는 <빛>이고 <소금>이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닐까?

실제로 우리가 완전한 자가 되고, 거룩한 자가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게 보이는 목표이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초점을 맞추어야 할 곳은 바로 현재의 신원으로 요구하는 <빛>과 <소금>이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너희는 빛이 되어야 한다."
혹은 "너희는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지 않는다.
"너희는 소금이다.", "너희는 빛이다."

그런데 이 말씀마저도 제대로 알아들어야 한다.
"어떤 빛?"
빛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의 태양은 못되더라도>라는 노래의 가사에서처럼, <우리는 하늘의 태양은 못 되도, 하늘의 달은 못 되도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작은 등불 되리라...>
이처럼 우리가 목표해야 할 빛은 거창한 빛이 아니다.
빛은 어둠을 몰아낸다. 그러나 어둠을 몰아내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어둠이 짙으면 짙을수록 아주 가녀린 한줄기 빛이라도 그 어둠을 몰아내기에는 충분하다. 따라서 우리가 목표 삼아야 할 신원으로서의 빛은 아주 가녀린 한줄기 빛, 바위 틈새에서 새어나오는 그런 빛, 반딧불 같은 빛, 작은 촛불 같은 빛... 그러한 빛이다.
이러한 빛은 우리 누구나가 될 수 있기에 주님께서는 우리를 빛이라고 부르시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태양 같은 빛, 달 같은 빛이 되고자 하면 우리는 실패하고 좌절을 겪게 된다. 내가 되어야 할 빛은 아주 소박하고 가녀린 빛임을 잊지 말자.

"소금!"
모든 음식의 간을 맞추는 데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
그러나 결코 화려하고 값비싼 가치가 있지는 않은 물건!
우리 크리스천은 바로 이런 소금이다.
유명한 운동선수들이나 연예인처럼 자기 몸값을 올리려는데 목표를 두지 않고 자신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사람인지를 깊이 인식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이 크리스천의 정체성이리라.

오늘, 큰 빛이 될 욕심을 버리자. 오히려 어둠이 되지는 말자는 소박한 욕심을 갖자.
그래서 아주 가녀린 빛이 되어 어둠이 있는 곳을 은은하게 비춰주게 하소서! 하고 기도하자.

오늘, 내가 아무리 가진 것 없고 보잘것없다 해도 나는 <소금>임을 잊지 말자.
내 신세를 한탄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나의 처지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하고 기도하자.

매일의 삶이 이렇게 소박한 가녀린 빛과 값싸면서도 꼭 필요한 존재가 될 수만 있다면,
우리에게 <거룩함>과 <완전함>도 언젠가는 이루어질 수 있는 목표가 아니겠는가!!!

“그대가 헛되이 살아가는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 토록 간절히 살고자 한 내일이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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