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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 : 안드레졦     ¥ : 10-08-31 00:23     ȸ : 2080     Ʈ ּ

예수의 간섭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십니다.

그 때에 예수께서 갈릴래아의 마을 가파르나움으로 내려가셨다. 거기에서도 안식일에 사람들을 가르치셨는데 그 말씀에 권위가 있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마다 그 가르침에 경탄하여 마지않았다.
때마침 그 회당에 더러운 마귀가 들린 한 사람이 와 있다가 큰 소리로 “나자렛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하신 분이십니다.”하고 외쳤다.
예수께서는 “입을 다물고 이 사람에게서 썩 나가거라.” 하고 꾸짖으셨다. 그러자 마귀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 사람을 쓰러뜨리고 떠나갔다. 그러나 그 사람은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
이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정말 그 말씀은 신기하구나! 권위와 능력을 가지고 명령하시니 더러운 귀신들이 다 물러가지 않는가!” 하면서 서로 수군거렸다.
예수의 이야기가 그 지방 방방곡곡에 퍼져 나갔다.(루가 4,31-37)

<묵상>
“나자렛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우리를 없애려고 오셨습니까?
나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거룩한 분이십니다.”

내가 잘 아는 자매가 하나 있다. 최근 그 자매는 엄청난 충격과 고통을 받고 있다.
이유인즉 그 자매와 그 자매의 형제자매들이 지금까지 애써 아끼고 저축한 돈을 한꺼번에 사기 당하여 날려버리고 덧붙여 빚까지 떠안게 되었기 때문이다.
정말 하느님께서는 하셔도 너무 하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내치실수가...
어떻게들 살아왔는데...
남들 잘 먹을 때 안 먹고
남들 옷 살 때 사지 않고
남들 집 살 때 전세집에서 살고
아끼고 또 아끼고 절약하면서 살아왔는데...

하느님께서는 가끔 이렇게 너무 하신다고 하실 정도로 선한 사람을 내치실 때가 있다.
오늘 악령 들린 사람 안에 들어있던 마귀가 “나자렛 예수님, 왜 우리를 간섭하시려는 것입니까?” 반문하듯이 때로 이러한 일을 당할 때, 우리 또한 <예수님, 왜 이러십니까? 왜 당신 자녀가 잘되는 꼴을 못 봐주십니까?> 하고 싶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악령 들린 사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강하게 내침이 필요하다.
그 악귀를 그 사람에게서 떼어내기 위해서는 초죽음이 될 정도의 강력한 처방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통 예수님께서 악령 들린 사람을 치유하고 나면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린다. 그리고 악령이 완전히 그 사람에게서 떠나간 뒤에야 비로소 천천히 기운을 회복하게 된다.

그렇다! 우리 안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마귀들이 들어와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그 마귀들을 몰아내어 주시기 위해서 때론 이해하기 어렵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를 내치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있는 마귀를 내치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분이 우리를 미워하실 리가 없다.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지긋지긋한 마귀들을 몰아내어 주시며 치유시켜 주시길 원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우리를 내치시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왜냐하면 마귀의 힘이 워낙 강력하여 잘 안 떨어지려 하기 때문에 우리도 함께 쓰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지나보면 안다. 그분은 우리를 죽지 않을 정도로 내치신다. 우리는 악령이 떠나간 후에 조금씩 의식을 회복하게 되고 영적으로 참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오늘 내가 아는 자매에게 말해주어야겠다.
하느님께서는 자매를 정말로 사랑하신다고...
그래서 아프지만 내치셨다고...
자매를 내치신 게 아니라,
자매 안에 있는 자매가 의식하지 못하는 악령을 내치신 거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오, 주님 당신의 뜻을 알아차리기가 이렇게도 힘든단 말입니까???

오상선 바오로 신부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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