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자의 신용카드
어느 부자가 죽은 후 낙원에서 깨어났습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커다란 흑판에는 갖가지 물건들의 이름이 가득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커다란 글씨로 ‘신용카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부자는, 주머니 속에 얼른 손을 넣어보았습니다.
죽기 전에 가지고 있던 그대로 신용카드가 여러 개 있었습니다.
부자는 신용카드를 슬쩍 만져보면서 무척 흐뭇해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잔뜩 골라서 안고는 자랑스레 카드를 하나 꺼냈습니다.
그러자 하늘나라 사람은 고개를 저었습니다.
“선생님은 잔고가 하나도 없는데요.”
“그럴 리가…?”
부자가 막 확인하려고 하자
“이곳에서 쓰는 신용카드에는
세상에 있을 때 남에게 베푼 돈만이 잔고로 남아있게 됩니다.”
그 말을 듣고 부자는 엄청 슬펐습니다.
갑자기 자신이 거지처럼 가난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세상에 살 때,
남에게 동전 한 닢 준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