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정말 신자답게 사는 것일까?
어느 날엔가 가톨릭 신앙과 관련된 동호회에 들어가서 “생활 나눔”이라는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인 즉슨, 삶에 지치고, 괴로워서 신앙을 통해 힘을 얻고, 용기와 평화를 얻고 싶지만 자신은 그런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왜냐하면 가톨릭 신자로서 너무 부족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글을 읽고 나서 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과연 가톨릭 신자로서 제대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예수님처럼 사는 것?” 이라고 말하기에는 우리의 삶과는 너무도 차원이 다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교회가 전해주는 전통에 따라, 계명에 따라 완전하게 사는 것?” 이라고 말하기에는 실수투성이와 허물로 누벼놓은 하루를 돌아볼 때 죄책감만 깊어진다.
그렇다면 가톨릭 신자로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결국 우리는 과연 무엇을 믿는 것인가? 라는 질문과 같은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던진 질문,
즉,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라는 질문은 위에서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분은 나에게 누구이시고,
과연 나는 그분을 누구로서 믿고 있는가? 의 문제와 같은 것이리라.
결국 우리의 신앙은 그분을 따르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에 대한 답은 오늘 복음 안에서 베드로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진 것이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 우리를 위해 하느님께서 보내신 구세주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분이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셨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고,
그분을 우리의 구세주로,
나의 일상의 고통에 대한 의미와 보다 새로운 견해를 주시는 그런 분으로 고백한다는 것이다.
나의 선행의 대가로 그분이 자신의 몸과 피를 내어주시는 것이 아니고
내가 지키는 계명의 정도에 따라 그분이 자신을 나에게 주시는 것이 아니고
그분이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실현하시고자,
가련한 우리에게 희망을 주시고자,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우리를 위한 분으로서 자신을 우리에게 무상으로 주시는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믿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왠지 확고함이 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나 역시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행복하세요...*^^*
노우진 신부 - 2001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