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 내일의 나는 /법정스님
산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되풀이만 같다.
하루 세 끼 먹는 일과 일어나는 동작,
출퇴근의 규칙적인 시간 관념 속에서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온다.
때로는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하면서,
또는 후회를 하고 새로운 결심을 하고 살아가고 있다.
노상 그날이 그날 같은 타성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면서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간다.
사람이란 다행이도 그 자리에 가만히 놓여 있는 가구가 아니며,
앉은 자리에만 맴돌도록 만들어진 시계 바늘도 아니다.
일일시호일(日日時好日)
하루하루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시들한 날이 아니라 늘 새로운 날이라는 뜻이다.
날마다 좋은날을 맞으려면 모순과 갈등 속에서
삶의 의미를 캐내야 한다.
하루하루를 남의 인생처럼 아무렇게나
살아 버릴 것이 아니라
내 몫을 새롭고 소중하게 살려야 한다.
되풀이되는 범속한 일상을 새롭게
심화시키는 데서 좋은 날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