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 받아 떠나는 길에서
나를 보내시는 주님!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부르심을 떠올리며
만나는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 평화와 정의를 나누는 당신의 사람이 되게 하소서.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을 이 길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
당신께서 짝 지워 준 믿음의 벗들을 바라보며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또 한 걸음을 내딛게 하소서.
당신을 전하기 위해
당신보다 한발 앞서 떠나는 이 길에서
나의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에 따라
기쁘게 머물고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는 지혜를 주소서.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질 거룩하고 소중한 이 길에서
나의 재능과 나의 생각에 짓눌려 넘어지고 쓰러져
행여 이 길을 더 이상 걷지 못할까 두렵사오니
하찮은 나의 것들 훌훌 털어 버리고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쉼 없이 달려갈 수 있도록
당신과 이 길에서 만나는 이들에 대한 굳센 믿음을 주소서.
파견 받아 떠나는 이 길에서 당신의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야 할 것은
당신의 사랑,
당신의 희망,
당신의 믿음,
당신의 평화,
당신의 기쁨이기에
행여 나의 것을 거저 주는 양 착각하여
나눔에 인색하지 않도록 넓은 마음을 주소서.
언제나 당신으로 나를 채워
슬픔과 절망으로 목마른 이에게
기쁨과 희망을 퍼 나르는 마르지 않는 샘이 되게 하소서.
상지종 베르나르도 신부 - 2001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