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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나눔] [신과 인간] 신의 뜻 따른 7명
  ۾ : 요안나     ¥ : 12-01-26 16:30     ȸ : 3718     Ʈ ּ


1996년 3월 27일 새벽, 내전 중이던 알제리의 타브리힌 수도원에 20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한다. 이슬람근본주의 무장 세력인 괴한들은 7명의 수사들을 납치했고 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한다. 그로부터 두 달 뒤 이슬람근본주의 세력은 성명을 통해 수사들을 처형했음을 발표하고 며칠 후 길가에서 그들의 수급이 발견되면서 납치사건은 잔인한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일명 '알제리(티브리힌) 프랑스인 수도사 살해 사건'. 그로부터 10년 뒤인 2006년 이 사건이 프랑스 언론에 재조명되면서 사건의 과정에 매료된 영화인들은 수사들의 궤적을 쫓아간다.

내전의 위험이 다분한 이국땅에서 수도 생활에 열중하던 수사들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왜 그들은 죽음의 위협이 닥쳐오고 있음에도 수도원에 남아 있으려 한 것일까?

생과 사가 교차하는 기로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수도원에 남으려 했던 수사들의 고뇌와 척박한 산골마을에서의 삶이 배우들에 의해 재현되면서 그들이 얼마나 숭고했었는지 드러난다. 이슬람 땅에서 성경과 코란을 함께 공부하며 무슬림 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뤘던 수사들에게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결단은 운명과 같은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내전의 위협 속,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선 수도사들

 

  
수도회를 떠나라는 무장단체의 협박과 정부군의 압박은 수도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신과 인간>의 한 장면
ⓒ 백두대간
신과 인간
알제리의 아틀라스 산골마을 티브리힌의 작은 수도원. 트라피스 수도회의 율법에 따라 죽을 때까지 한 곳에 정착해야 하는 수사들은 마을 사람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의사로서 주민들을 치료하고 그들의 고민을 상담하며 자급자족을 위해 농사를 짓고, 기도와 독서에 열중하는 것이 그들의 삶이다. 카메라는 수사들의 생활을 잔잔하게 담는다.

주민들과 수사들의 관계는 친근함을 넘어 가족 같은 분위기다. 코란을 읽고 인샬라를 말하는 수사들에게 주민들과의 종교적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난한 주민들과 청빈한 삶을 살아가는 수사들은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자 동반자다.

하지만 알제리 정부군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의 내전은 마을의 평화를 긴장으로 바꿔 놓는다. 자국 내에 있는 모든 외국인은 떠나라는 무장단체의 통첩에 알제리 정부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니 수사들에게 수도원을 떠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수도회의 율법에 따라야 하는 수사들에게 떠나는 일은 쉽지 않다. 안전을 위해 정부군의 주둔을 요청할 수도 있지만 부패한 정부에 의지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 아니다.

성탄절 전날 한밤중에 들이닥친 무장 세력의 위협을 간신히 피하면서 그들의 고민은 깊어간다. 그 고민의 과정은 아주 인간적이다. 살려고 수사가 된 것이지 죽으려고 된 게 아니라는 젊은 수사의 말은 현실적이다. 아무리 기도해도 마땅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자조 는 신의 뜻과 인간의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는 일단을 보여준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협 속에서 갖는 그들의 최종 선택. 마치 예수와 제자들의 성만찬을 연상시키듯 한데 모여 포도주를 나누며 각자의 결심을 밝히는 순간 그들의 눈물 머금은 눈빛은 경건함으로 다가온다.

 

신의 뜻을 따를 것인가, 인간적 선택을 할 것인가

 

  
수도원에 남을 것이냐 위험을 피할 것이냐 놓고 갈등하는 수사들.
ⓒ 백두대간
신과 인간
<신과 인간>은 사명을 다하고자 순교를 감수하겠다는 수사들의 모습을 나타내는 종교적 감수성이 풍부한 영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화하려고 들지는 않는다. 떠나느냐 남느냐의 선택을 놓고 갈등하고 고뇌하는 모습은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신의 뜻을 따르기 위해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위험이 다가오는 현실 앞에 그들은 치열하게 고민한다.

무장단체와 정부군의 압박에 평정심을 찾으려 애쓴다고 해서 공포심이 수그러드는 것도 아니다. 엄습해오는 두려움 탓에 크게 소리 내어 기도할 수밖에 없고, 수도원 주위를 선회하는 헬리콥터 소리에 위압감을 느낀 나머지 한자리에 모여 성가를 크게 부르며 공포심을 이겨낸다. 수사이기에 앞서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그들은 나약한 존재들이다.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는 그 감정을 잘 드러낸다.

신과의 약속도 중요하겠지만 다가오는 위험을 벗어나고자 하는 그들의 고뇌는 그 잔을 피하고 싶어했던 겟세마네의 예수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은 눈앞의 주민들이다. 수사들이 없다면 의료 혜택조차 제대로 받기 힘들고 아픔을 위로받을 수 없는 가난한 산골마을의 주민들은 그들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스스로를 두고 "나무의 가지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수사에게 "그렇다면 우리는 가지 위에 앉는 새에 불과하다"는 마을주민의 표현, 그리고 수도원이 있어 생겨났던 마을의 역사는 수사들에게 무언의 책임감을 안긴다.

어떤 위협이 있더라도 끝까지 수도원을 지키겠다는 각오는 신과의 약속을 넘어 주민들을 위한 숭고한 사랑과 책임감의 발로였는지도 모른다. 결국 최종적인 선택은 새들이 앉을 수 있는 나뭇가지의 역할을 하려는 것이기에 더욱 뭉클해진다. 힘들고 어렵게 내린 고귀한 결정에 수사 한 사람, 한 사람의 고뇌가 그대로 전달돼 온다.

납치되기 전 수도원의 리더였던 크리스티앙 수사는 위험을 예감한 듯 짤막한 편지를 남겼다. 생과 사의 문턱에서 어려운 결단을 내린 수사의 심정은 담담하기만 하다. 

'이 감사의 편지를 어제와 오늘의, 그리고 앞으로의 친구인 당신들께 보냅니다. 자신의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를 마지막 친구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다시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천국의 행복한 도둑들로서, 하느님 앞에서 만나게 되기를… 아멘… 인샬라…'

 

티브리힌 수사들과 겹쳐지는 '강정마을의 성직자들'

 

  
마을 사람들의 친근한 상담자이자 치료자인 트라피스 수도원의 수사들. <신과 인간.의 한 장면
ⓒ 백두대간
신과 인간
프랑스의 주목받는 감독 자비에 보브와가 연출한 <신과 인간>은 2010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고 세계 유수의 10개 영화제에서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은 수작이다. 특히 영화음악이 돋보인다. 영화 속 흘러나오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마지막 만찬을 나누며 흘러나오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는 장엄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분쟁이 있는 곳에서 그 위험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수사들의 모습을 영화는 다큐멘터리 필치로 따라가고 있다. 그 속에서 종교적 사명감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을 드러내는 한편 평화의 중요성도 이야기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서로를 존중하고 의지하며 살아가던 공동체의 모습은 소중하다.

납치범들이 들이닥쳤을 때 간신히 현장을 피했던 나머지 수사들은 동료 수사들의 죽음에도 계속 티브리힌 수도원에 남았다고 한다. 어떤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수도사들의 각오가 이어진 것이다.

티브리힌 수사들 모습 속에서 비슷한 실천을 보이고 있는 우리시대 성직자들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온갖 압박과 박해에도 굴하지 않고 주민들의 아픔에 함께하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의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그들이다.

해군기지 반대 투쟁에 나서고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그들은 큰 위안이자 힘이다. 구럼비의 평화를 위해 매일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다 강제연행을 당하는 등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주민들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그들의 결심은 산골마을 수사들과 다르지 않다. 영화 속 수사들의 모습이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다.

19일 개봉한 <신과 인간>은 설날 연휴 상업영화의 공세 속에서도 75%의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예술영화로서 단관 개봉이라는 한계성에도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어 흥행이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수입배급사인 백두대간 측은 "프랑스에서도 8주간의 장기 상영을 이뤄내며 320만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이라면서 "숭고한 감동이 만들어낸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에 관객들도 공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테아   12-01-27 13:12
성인들은 이슬람 지도자들과 잘 지낸 경우가 많고 예루살렘에서는 종교가 다름에도 서로를 존중하고 공존합니다. 근본주의자들은 가톨릭 내에도 있고 개신교에도 있습니다. 유일신 아버지 하느님을 믿고 의지함은 참 가까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유럽, 극동지방의 역사의 아픔으로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가톨릭, 개신교, ..정교..)의 긴장이 있지만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마호메트의 따님이며 이슬람에서 제일 존경받는 여성이 파티마 입니다. 성모님께서 포르투갈 파티마에서 발현하신 것은 우연이 아니며 성모님의 깊은 뜻이 있다고합니다. 여러 종교가 많은 한국에서 종교간 싸움이 거의 없는 것은 기적인것 같습니다.^^하느님 감사합니다.
요안나   12-01-27 16:46
그렇군요...
몰랐던 자료에 감사드려요.

이 영화 ...  보고싶네요.
제주에는 안들어왔나봐요.
서울에도 3곳에서만....

여러 종교가 많은 한국에서 종교간 싸움이 거의 없는 것은 기적인것 같다는 테아님의 말씀에
고개 끄덕여 봅니다.
천국의졦   12-02-02 06:55
한국에서도 30년후면 카톨릭이 세상의 힘이며 빛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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