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작 <대지>를 쓴 펄 벅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의 일이다.
펄 벅이 경주의 고적지를 보기 위해 기차를 타고 달리는데 창밖의 장면이 눈에들어왔다.
한 농부가 볏단을 실은 소달구지를 몰고 가고 있는데 농부의 어깨에도 적지 않은 양의 볏단이 얹혀 있었다.
이를 궁금하게 여긴 펄벅이 수행원에게 물었다.
"저 사람은 소를 두고 왜 저렇게 힘들게 볏단을 지고 가나요?"
"소가 너무 힘들까 봐 거들어주는 거지요.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랍니다."
수행원의 말에 펄벅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말했다.
"나는 한국에서 보고 싶은 것을 이미 다 보았다. 저 모습 하나만으로로도 충분하다."
지금도여운이밀려오지않는가. '저 모습 하나 만으로도 ......'
익숙했던 그 풍경은 이제 진풍경이 되었다.
사실 그것은 풍경이 아니라 일상이었다.
아니 유난히 정이 많은 바보스런 한국인의 초상이었다.
반세기를 훌쩍 넘긴 이즈음 저런 바보가 그립다.
- 바보Zone : 차동엽신부 저 -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