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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 연중 제23주간 수요일]
2014-09-10 09-10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선언하신 ‘참행복’과 ‘불행’을 듣습니다. 예수님께서 행복한 이들이라고 여기시는 사람들은 하늘 나라의 희망을 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의 가치보다 하느님의 나라에 더욱 마음을 두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계명을 따라 새롭게 살아가려면 이처럼 세상 것에 고착되지 않는 마음을 지녀야 합니다. 가족에 대한 책임, 사회적 관계에 따른 역할을 다하는 하루하루가 때로는 힘겹기도 한 우리에게 이러한 참행복은 너무나 멀고 큰 이상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평범한 일상에서 참행복을 체험하는 새로운 삶이 시작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거창한 일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생각과 관점의 작은 방향 전환을 통해 일상은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자신의 가족에 대한 사랑의 방식과 사회적 책임의 실천을 성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몇 달 전에 보았던 아름다운 장면 하나가 떠오릅니다. 한 할머니가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손녀를 위해 가정을 방문하는 사제 일행을 기다리십니다. 혹시라도 집을 잘 찾지 못할까 염려되어 일찌감치 밖에 나와 기다리신 것입니다. 손녀에게 신앙을, 예수님을 전해 줄 사람을 맞이하는 얼굴은 기쁨이 넘쳐흐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족에게, 이웃에게, 동료에게 과연 무엇을 간절하게 전해 주고 싶은지 가만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예수님과 하느님 나라의 가치를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에게 맡겨진 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이미 소박한 일상 속에서 하느님 나라의 행복한 시민의 삶을 시작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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