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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서와 감사 3
  ۾ : 안드레졦     ¥ : 10-04-22 11:22     ȸ : 2191     Ʈ ּ

3. 용서의 어려움

용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말해 주는 예화 하나를 소개한다.

길을 사이에 두고 가게를 둔 두 장사꾼이 있었다. 두 사람은 날마다 일어나는 순간부터 서로 상대방을 미워하며 저주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신 하느님께서는 두 사람을 화해시키시기 위하여 천사를 보내셨다. 천사가 그 중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하느님께서 들어주시고 축복을 내리시겠다고 하십니다. 재물을 원하면 재산의 축복을 주시고, 자녀를 원하면 자녀를 주시고, 장수를 원하면 건강의 축복을 주실 것입니다. 그러니 앞 집 사람을 용서하고, 그와 화해하십시오. 단,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청하는 것을 두 배로 앞 집 사람에게도 베풀어 주실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장사꾼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천사에게 물어 보았다. “정말로 제가 청하는 것을 저에게 내려 주시고, 앞 집 사람에게는 두 배로 주시나요?” “물론이지요.” 천사가 대답하였다. 그러자 장사꾼은 놀랍게도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제 눈이 하나 멀게 해 주십시오.” 그 말을 들은 천사는 실망하여 고개를 떨어뜨린 채 하느님께 되돌아갔다.

우리를 늘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는 우리 또한 우리 이웃을 진정으로 용서하도록 초대한다. 그러나 용서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음에서부터 용서해야 한다(마태 18,35).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마음이 굳어져서 하느님의 자비가 들어올 수 없게 된다. 성령의 역사에 자신을 여는 사람만이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게 된다. 베드로가 주님께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을 때, 주님께서는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 하여라!”라고 말씀하셨다(마태 18,21-22). 주님께서는 이처럼 용서를 말씀으로 가르치셨을 뿐 아니라 그 가르치신 것을 행동으로 몸소 실천하셨다.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께서는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위해 성부께 용서를 청하셨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34)

용서의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는 사람들은 용서할 줄 안다. 이 점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좋은 모범을 보였다. 교황은 자신을 암살하려고 총을 쏘았던 터키 청년 알리 악사를 감옥으로 찾아가서 용서해 주었다.

우리가 용서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실천 규칙들을 소개한다.

첫째, 자기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뽐내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의 눈에 있는 티를 볼 때에 우리 눈에 있는 들보를 잊어서는 안 된다(마태 7,3-5 참조).

둘째, 자신을 비판하면서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잘못한 사람을 대할 때에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가 있는가?”, 또는 “그건 사람이 아니야!” 등의 비판을 피하면서, “나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지 말라.

셋째, 비평과 판단을 조심하라. 우리 눈에는 이웃의 잘못으로 보이는 것이 전혀 잘못이 아닐 수도 있다.

넷째, 내가 베푸는 용서가 사회에도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생각하라. 죄가 죄를 지은 개인에게 뿐만 아니라 공동체 전체에 해를 끼치듯이 용서는 용서를 받는 사람에게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유익을 가져다준다.

우리는 언제나 서로 용서할 수 있는 힘과 자비심을 청해야 한다. 우리가 판단 받지 않도록 판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 하는 청원은 우리가 평생토록 언제나 바쳐야 할 기도이다.

장인산 베르나르도 신부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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