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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 : 안드레졦     ¥ : 10-09-20 17:01     ȸ : 2065     Ʈ ּ

새벽 4시 30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두거나 침상 밑에 두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 놓아 방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그 빛을 볼 수 있게 할 것이다."(루가 8,16-18)

<새벽 4시 30분>
그제 새벽 4시 30분, 제가 미리 맞춰놓은 알람시계의 벨소리가 채 올리기도 전에 아이들은 이미 출조 준비를 갖추고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새벽에 못 일어날까봐 꼬박 밤을 지샌 듯 했습니다.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는 다른 아이들이 행여 깰까봐 조심조심 밖으로 나온 저는 트럭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다시 한 번 준비물을 점검했습니다. 낚싯대 12개, 갯지렁이, 여분 낚싯바늘, 랜턴 등의 준비물을 확인한 뒤 트럭 뒤쪽 짐칸에 아이들을 태웠습니다.
그럭저럭 손맛을 볼 수 있는 갯바위 쪽으로 트럭을 몰고 가면서 올려다본 하늘은 어찌 그리도 깨끗하던 지요? 총총히 박혀있는 새벽 별들은 어찌 그리 서럽도록 아름다운지요? 그런 광경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저마다 탄성을 터트렸습니다.
저 역시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새벽 별이었습니다.
새벽 별을 올려다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벽 별처럼 살아야 될 텐데…….
세월이 흐를수록 새벽 별처럼 점점 더 고결하게, 나이를 먹어갈수록 새벽 별처럼 점점 더 고독과 친해져야 할 텐데…….
연륜을 더해갈수록 새벽 별처럼 아름다운 존재, 사랑스런 존재가 되어야 될 텐데…….
요즘 저희 아이들은 바라볼수록 새벽 별처럼 반짝입니다. 빛이 납니다. 같이 살면 살수록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캐낼 수 있는 보물들임을 실감합니다.
오늘 오후, 추석휴가를 떠났던 아이들이 다들 밝은 얼굴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오랜만에 모든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삼겹살을 구워먹었습니다.
저희 식탁에 앉은 맏형은 시종일관 동생들을 위해 땀을 뻘뻘 흘리며 고기를 구웠습니다. 제가 그 아이에게 "이제 내가 좀 구울 테니, 너도 좀 먹어라"고 말을 건네도 아이는 괜찮다며 그저 싱글벙글 웃기만 합니다.
그러자 대충 먼저 식사를 끝낸 동생이 상추에 고기를 야무지게 싸서 고기를 굽고 있는 형의 입에 넣어주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다 흐뭇해졌습니다.
지난 7월부터 저희 아이들에게 적용하고 있는 TC교육(치료공동체 프로그램)의 긍정적인 결과들입니다. 우리 모두 서로 부족한 존재들이지만 서로 함께 노력한다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치료자가 되고 선물이 됨을 절실히 느끼며 살아갑니다.
우리 각자의 면면을 자세히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어찌 그리도 부족한지요? 참으로 한숨이 나올 정도입니다.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러나 서로의 성장을 위해 한 마음 되어 한 방향을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들인지요?
우리가 상대방의 상처를 싸매 주고자 노력할 때 우리는 서로에게 있어 치유자입니다. 서로 격려해주고 서로 지지해줄 때 우리는 서로에게 구원자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의 성장을 위해 충고해주고 인도해 줄 때 우리는 서로에게 스승이 됩니다. 우리가 서로 인내하고 서로 견뎌낼 때 우리는 서로에게 해방자가 됩니다.
우리 서로 부족하지만 함께 노력할 때 우리는 주님께서 기다리시는 산 위로 높이 높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세상을 비추는 등경, 세상의 빛이신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등불행렬을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외로운 하나의 등불과는 비교가 안 됩니다. 함께 무리를 이룬 등불행렬은 세상 사람들에게 더욱 의미 있고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제공할 것입니다.

가톨릭 굳 뉴스 “오늘의 말씀”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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